
미놀타 X-300·코닥 포트라 400·
가을의 첫 롤
The first roll of autumn
미놀타 X-300에 코닥 포트라 400을 감고 여름 끝에서 가을 초입까지 찍은 첫 롤. 서른여섯 장 가운데 일곱 장까지 썼다.
- 필름
- Kodak Portra 400
- 카메라
- Minolta X-300
- 종류
- C-41 컬러 네거티브
- 포맷
- 135-36
- 감도
- ISO 800
- 현상 기한
- 2027 / 06
- 촬영 기간
- 2026년 8월 30일 ~ 2026년 9월 12일
- 현상
- 직접 현상
- 스캔
- Plustek OpticFilm 8200i
- 프레임
- 07 / 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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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1/ 07
첫 프레임은 늘 조심스럽다. 필름을 감고 창가에 서서 천천히 셔터를 눌렀다. 아직 여름의 빛이 남아 있어 커튼이 하얗게 번졌다.

02/ 07
해가 지기 전에 강변으로 나갔다. 바람이 조금 서늘해졌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천천히 지나갔다. 파인더 안에서 물결이 반짝이는 것을 오래 바라보았다.

03/ 07
동네 세탁소 앞에 오래된 자전거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. 안장 위에 나뭇잎 하나가 내려앉아 있었다. 주인이 나오기 전에 한 장만 찍고 자리를 떴다.

04/ 07
주말 아침 시장 골목은 아직 조용했다. 과일 가게 아저씨가 상자를 내리며 올해 첫 배가 들어왔다고 말했다. 달큰한 냄새가 골목 끝까지 따라왔다.

05/ 07
비가 오다 그친 저녁이었다. 젖은 아스팔트 위로 가로등 불빛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. 우산을 접고 잠시 그 빛을 밟고 서 있었다.

06/ 07
카페 창가에 앉아 있는데 빛이 테이블 위로 기울어 들어왔다. 커피는 이미 식었고 나는 노출계 바늘이 가운데에 오기를 기다렸다. 이 롤에서 가장 오래 망설인 컷이다.

07/ 07
출근길에 늘 지나는 골목인데 그날은 은행나무 잎 끝이 조금 노래져 있었다. 가을이 정말 왔구나 싶어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었다. 여기까지 쓰고 나니 아직 스물아홉 장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.
